가치는 원칙보다 우선된다
가치는 원칙보다 우선되고, 원칙은 실천방식보다 우선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매우 가치 지향적인 사람이고 그에 공감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보니 ‘일단 한번 해보자’와 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돌이켜보면 가치를 공감하지 못한채로 특정 프랙티스를 한다면 잘 안지켜지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고, 이는 프랙티스를 먼저 도입하려고하기 때문으로 느낀다.
마치 그런거다. (어느 구체적인 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 새롭게 팀이 만들어지고 다들 일단 목표가 있으니 프로세스를 잡자고 이야기한다. 플래닝이 생기거나 데일리 스탠드업 미팅이 생긴다. 처음에는 왜 해야하는지 잘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그냥 “스크럼”을 많이 하니까 / 다른 팀에서 그렇게 하더라 / 이전 팀에서 이렇게 했다 와 같이 정해진다.
다른 사람들도 ‘아 그냥 프로세스는 이런거구나’하면서 따라간다. 그러다보면 처음에는 뭔가 잘 굴러가는 것 처럼 보이다가 나중에는 왜 하는지도 모르고 이상하게 바껴있더라. 나는 항상 이런 것들이 의문이었다. 왜 이렇게되지? 왜 다들 습관적으로 하게될까? 다들 이걸 왜 하는거지?
내가 생각한 결론은 팀이 가치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팀은 가치가 좋아서 프로세스를 도입한게 아니라 프로세스가 좋아서 도입한 것이다. 만약 칸반을 도입한다면 (아마 많은 회사들이 이런 방식을 쓰고있을텐데) 정말로 낭비를 줄이는데 신경을 많이 쓸까? 이전 팀에서도 칸반을 했지만 다들 낭비를 줄이거나 배송주기를 짧게 만드는데 관심이 크지 않았다.
많은 팀에서 ‘애자일’을 한다고 했는데 정말 애자일 선언문을 읽고 가슴이 뛰며 그렇게 일하는게 진정으로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할까? 정말 동작하는 소프트웨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프로세스보다는 개인과 상호작용을 중요하게 여길까? 내가 보아왔던 사람들중 많은 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나는 그들이 정말로 가치에 공감을 하고 그렇게 일하고싶었다면 그들이 방식을 만들었을거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우리가 ‘스크럼/칸반’을 몰랐다면… 애자일 선언문만 알았다면 더 나은 문화가 되었을것같다. 그렇게 만들어진 프로세스는 모두의 공감을 통해 만들어지고… 나는 공감하지 않은 것은 진정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에게는 언제나 가치가 원칙보다 중요하고, 원칙이 실천방식보다 중요하다. 내가 실천방식을 잘 지키려면 1) 가치에 공감하고 2) 원칙을 이해하며 3) 실천방식이 효과적임을 느껴야한다.